JANGUN


인공지능은 뇌를 닮아 가는가


유신 지음



인공 지능은 사람처럼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혹은 그 혼합물을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컴퓨터의 개발보다 인공 지능의 연구가 더 먼저 이루어졌다. 컴퓨터 하드웨어가 개발(1940년대)되기 전부터 학자들은 계산 이론을 통해 인공 지능의 가능성을 보았다. 처음에는 기계가 숫자는 물론 논리적인 기호를 다룰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지능에 가까이 다가간 것으로 여겼다.
인간과 동등한, 더 나아가 인간을 능가하는 지능을 만들겠다는 목표는 지나치게 야심 찬 것이었다. 조기에 보인 장밋빛 낙관주의를 부끄럽게 여기기라도 하듯이, 이후 주류 인공 지능 연구의 흐름은 이 거대한 문제를 더 작은 문제로 쪼개는 데 골몰했다. 그 결과 세분화된 능력은 기계 학습이나 고차 발견법 알고리즘을 통해 오래 전에 인간을 초월했다. 하지만 실용성과 경제성을 우선하는 이 접근 방법은 지능을 인공적으로 창조하겠다는 애초의 낭만적인 기획은 뒷전으로 밀어내고, 컴퓨터의 빠른 연산 능력을 중시하기 시작했다.
현재 인공 지능 연구는 또 한 번의 기지개를 켜는 중이다. 구글과 같은 인터넷 기업들이 이른바 심화학습 알고리즘에 과감한 투자를 시작하면서 인공 지능 연구는 다시 한 번 붐을 맞고 있다.

1 인공 지능의 역사

17~18세기 유럽 지성계를 풍미한 계몽주의는 종교적 전통과 거리를 두고 개인주의적 합리주의와 이성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사회 전반을 재구성하려는 움직임이었다. 일상적인 언어는 합리적인 사상을 피력하기에는 충분히 논리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즉 이성적인 사상을 전개하고 교환하는 데는 일상 언어보다는 기하학이나 대수학과 같이 추상적인 기호를 사용하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이었다. 철학자 토마스 홉스는 '리바이어던, 1691'에서 ‘이성적 사고를 한다는 것은 곧 계산을 한다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같은 맥락에서 고트프리트 라이프니츠는 논리적인 기호 체계를 이용하면 철학은 곧 계산이 될 것이라며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두 명의 회계사가 서로 다툴 일이 없는 것처럼 두 명의 철학자 또한 서로 논쟁할 필요가 없어진다. 각각 공책과 연필을 들고 ‘자, 계산해 봅시다’라고 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기호를 통한 사고를 정형적 추론(formal reasoning)이라고 한다. 이는 단순히 일상 언어의 단어를 기호로 치환하는 것을 넘어 기호를 조합해 의미를 만들고 이를 기계적으로 조작해서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내는 법칙을 포함한다. 정형적 추론을 통해 수학과 과학을 수행할 수 있다는 생각은 철학자와 수학자들을 크게 매혹시켰다. 정확한 설명이 불가능한 인간의 직관에 기대지 않고, 또 개인의 지능 차이에 구애 받지 않고서 보편적인 논리 체계를 따르는 것만으로도 지식의 지평을 넓힐 수 있다는 것은 야심 찬 기획이 아닐 수 없었다.
독일의 수학자 다비트 힐베르트가 1928년 국제 수학자 회의에서 이른바 결정 문제를 제시했다. 이는 오늘날의 컴퓨터, 그리고 인공지능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수학사의 역설 중 하나다.
튜링은 ‘지능을 가진 기계’라는 표현을 사용해서 인공 지능의 가능성을 타진했다. 인공 지능(AI)라는 이름은 1956년 여름, 미국 뉴햄프셔의 다트머스 대학에서 컴퓨터 일반, 자연 언어 처리, 계산 이론 등을 논의하는 학회에서 처음 등장했다.